• 국민연금 소식
  • 국민연금 Basic
  • 국민연금 제도
  • 국민연금 기금
  • 전문가 시선
  • NPS 팩트체크
> 국민연금 제도 > 수급자 수기
마지막 선물
20-07-20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url복사
URL 복사


작년 여름 아버지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셨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이별은 우리 가족을 덮쳤고,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눈앞이 막막한 상황이었다. 아버지는 환갑을 앞두고 영영 돌아올 수 없는 여행길에 발을 내디뎠다. 장례식을 어떻게 지냈는지 아직도 그 시간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평소 지병이 있었지만 이렇게 쉽게 우리의 곁을 떠날 거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평안했고 그렇기에 더 마음이 아려왔다.


그러나 잔인하게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말처럼 계속해서 슬픔에 잠겨 있을 수 없었다. 시름에 빠진 엄마보다 먼저 내가 정신을 차려야 했다. 먼저 아버지의 유품을 하나둘씩 정리하며 보내드릴 준비를 했다. 아버지의 물건을 꺼내 정리할 때마다 가시지 않은 채취가 남아있는 듯했다. 살아온 인생이 짧지 않았음에도 남긴 것이 몇 없는 아버지의 자취를 보며 산다는 게 부질없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새어 나오는 눈물을 어찌할 방도가 없었다. 나는 서랍에서 아버지의 수첩을 펼쳐보다 한동안 숙연한 마음을 버릴 수 없었다. 항상 밤만 되면 보이지 않는 눈을 부여잡고 무언가 열심히 적던 아버지.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아버지는 그 모습이었다.



"내 죽으면 국민연금 잊지 말고 찾아라. 네 엄마 그런 거 모른다. 알았지?"



수첩 앞부분에 급하게 갈겨쓴 아버지의 글귀와 고지서 봉투가 반쯤 접힌 채 있었다. 아버지는 종종 자신이 죽으면 연금을 수령하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아버지의 그런 말을 항상 반쯤 흘려버리곤 했다. 넉넉지 않은 형편에 사적 연금은 커녕 보험도 그림의 떡인 우리 집이다. 하물며 한동안 일을 그만둔 아버지가 국민연금을 냈을 리가 없다. 그런 생각으로 봉투를 펼쳤을 때 아버지가 꽤 많은 시간 국민연금을 납부했다는 확인서가 눈에 들어왔다. 가입하고 꽤 오랜 시간 금액을 내신 듯했다. 그리고 종이에 적혀있는 국민연금 수령 방법과 관할 국민연금 지사까지 빼곡하게 적어둔 아버지. 나는 마치 아버지 당신이 곧 이 세상을 하직한다는 사실을 알고 미리 준비했다는 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버지가 남긴 종이 유언에 따라 국민연금 지사를 방문했다. 사실 이전까지 내게 있어 국민연금은 4대 보험을 납부하면 강제적으로 국가에서 가입하는 보험이라는 것만 알았을 뿐, 국민연금을 자세히는 알지 못했다. 사회초년생인 내게 연금이라는 제도는 생소했다. 단지 뉴스에서 국민연금 고갈이나 인상에 관한 부정적인 얘기만 머리에 박혔을 뿐 어떤 제도이며 언제 수령하는지 알 리가 만무했다. 그런 나의 얕은 지식으로 아버지가 만 61세가 되지 않았기에 연금 수령은 당연히 일절 불가능할 거로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나의 큰 착각이었다.



"아버님이 10년 이상 납부를 하셔서 유족연금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우리 가족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절차를 거쳐 담당자가 상세하게 연금제도를 설명해 줬다. 유족연금이라는 제도는 나의 어머니도 생소한 연금이었다. 어머니가 유족연금 수급자로 선정되어 매달 25일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그날 알게 되었다. 국민연금은 일정 나이가 되면 본인이 받을 수 있으며 연금을 수령하기 전 사망 할 경우 조건이 충족하면 남아있는 가족이 유족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연금이 누군가에겐 적은 금액이라고 할 수 있지만, 환갑을 훌쩍 넘은 어머니에겐 이 금액은 꽤 큰 금액이었다. 어머니는 갑작스레 떠난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다. 제대로 된 노후 준비는커녕 당장 먹고살기 막막한 현실에 혼자가 되었다는 현실은 하루하루 어머니를 짓눌렀고 힘들게 했다. 아버지가 갑작스레 떠난 건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이별이기에 그 여파가 컸다. 그러나 어머니는 국민연금 덕분에 조금은 삶의 숨통이 틔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국민연금은 아버지가 몰래 주고 간 마지막 선물이었다.  


 
아무것도 남겨줄 게 없던 아버지가 그나마 하늘에서 조금은 마음 편하게 남겨진 우리를 보고 있지 않을까. 이제 어머니도 곧 본인의 국민연금을 수령한다. 현 제도상 중복수령이 불가능하지만, 국민연금을 수령하지 않던 삶과 비교하면 꽤 풍요로운 삶이다.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 하는 어머니는 요즘 평온하게 황혼의 문턱을 바라보신다. 아버지께 받은 이 마지막 선물, 이는 비단 우리 가족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언젠가 누군가 겪을 수 있는 일이란 사실을.​


아버지의 마지막 선물.
국민연금은 우리 가족에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따뜻한 손이었다. 
누군가 국민연금에 대해 망설인다면 지금도 당당히 말하고 싶다.
국민연금이 내민 손을 꼭 잡으라고, 놓쳐서는 안 될 인생의 동반자임을 기억하라고.




오늘도 우리 가족은 국민연금과 함께 이 세상을 향해 한 걸음 나아가고 있다.
 


#수급자수기#유족연금
콘텐츠 품질 향상을 위해
이해도와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 현재 콘텐츠의 내용과 설명에 대해 만족하십니까?
매우만족
만족
보통
불만족
매우불만족
|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콘텐츠가 얼마나 이해되십니까?
매우만족
만족
보통
불만족
매우불만족
| 콘텐츠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400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