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 소식
  • 국민연금 Basic
  • 국민연금 제도
  • 국민연금 기금
  • 전문가 시선
  • NPS 팩트체크
> 국민연금 제도 > 수급자 수기
사랑으로 돌아온 기초연금, 회복하고 싶은 국민연금
20-07-13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url복사
URL 복사


"애가 얼마나 다친 거니? 얼마나 입원을 해야 하는 거야?"

"골반뼈랑 갈비뼈가 똑 부러졌대요. 뼈 붙으려면 최소 4주는 입원해야 할 거 같아요."


작년 봄이었다. 다섯 살 된 손주가 실외 미끄럼틀에서 떨어졌다는 전화에 어머님은 놀란 기색이 역력하셨다. 제법 높이가 높은 곳이었는데도 머리 쪽을 전혀 다치지 않았다는 게 다행스러웠다. 하지만 뼈가 붙을 때까지 최소 4주 이상은 입원해 있어야 한다는 말에 마음 한구석이 답답해졌다.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 문제였다. 남편은 3년 정도 휴대전화 판매점을 운영하다가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가게를 정리했다. 그래서 남편은 고정적인 수입이 없다. 아이 봐줄 사람도 없고 그렇다고 돈을 들여 사람을 쓸 만한 상황도 아니어서 나 역시 파트타임 근무밖에는 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처럼 병원비로 크게 목돈이 들어가는 상황이 벌어지면 좀처럼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 늘어나는 건 한숨이요 빚뿐이다.


입원 이틀째 날, 퇴근하고 병원에 들르니 남편이 어머님을 모시고 와 있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과자라도 사 오셨으면 감사하련만, 애가 먹지도 않는 떡을 해 오신 걸 보니 순간 한숨이 나올 뻔했다. 아이의 머리맡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떡 상자. 내 감정을 티 내지 않기 위해 애를 써보았다. 


"어머님 오셨어요~. 그런데 무겁게 떡은 왜 해 가지고 오셨어요~."


다음날 나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아침상을 차려야 했다. 일용직을 구하러 나가는 남편은 제쳐두고라도 시어머니 앞에 내놓을 아침상이니 은근 신경이 쓰여 이것저것 하느라 분주했다. 사실 출근한다는 유세로 시어머니에게 아침상을 부탁하기 민망했던 것이다. 내 성격상 부탁드린다고 말하는 것도 내키기 않았다.


그날 저녁 어머니 스타일대로 정리된 옷장과 수건 함을 보고 순간 짜증을 참기가 어려웠다. 일하는 며느리를 위해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차라리 그냥 놔뒀으면 하고 생각했다. 그날 저녁 퇴근 후 병원에 들른 나는 남편에게 신경질을 쏟아부었다. 다음 날 저녁, 무거운 몸을 이끌고 퇴근해 집으로 돌아왔을 때 어머님이 계시지 않았다. ‘오늘은 집에 가셨구나. 아휴~’하고 한숨 돌리는데 부엌 한구석에 밥상이 차려져 있었다. 보자기를 들어보니 편지 한 장과 봉투가 놓여 있었다. 봉투 속에 들어있는 건 돈 250만 원이었다. 





"얘야, 내가 도와줘야 하는데 형편이 어려워서 미안하구나. 내 성의니 병원비에 보태 써라."


눈에서 울컥하고 눈물이 쏟아졌다.

돈을 주고 간 마음이 고마워서만은 아니었다. 내 몸이 귀찮고 상황이 머리 아프다는 이유로 어머님께 눈치를 준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기 때문이다. 망설이지 않고 어머님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님 죄송해요."


나는 그 짧은 말만 쏟아낸 채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 눈물이 마르지 않고 계속 쏟아졌다.


"얘야, 네가 뭐가 죄송하니~. 직장 다니느라 힘들 텐데 애가 그렇게 돼서 얼마나 속상하니. 어휴~. 나는 잘 들어왔으니 마음 쓰지 마라."

"어머님, 그런데 어머님이 무슨 돈이 있으셔서 이렇게 큰돈을 주고 가셨어요? 저희가 용돈도 못 드려서 어머님도 많이 힘드실 텐데……."

"나는 기초연금 받잖니. 그거 1년 동안 모아 놨던 돈이야. 좀 보탬이 돼야 할 텐데……."

"기초연금이요? 생활비 쓰기에도 부족하실 텐데, 어떻게 모으셨어요?"


"25일만 되면 매달 통장으로 꼬박꼬박 돈이 입금되니까 마음이 많이 든든하더라.

내가 이 나이에 어디 가서 돈을 벌 수도 없고, 정기적으로 돈이 들어온다는 게 얼마나 다행스럽고 고마운 일이니.

손주 초등학교 들어갈 때 책가방이랑 신발 사주려고 모으고 있었다.

이럴 때 쓸 수 있어서 그 돈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구나."


나는 사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어머님에게 매달 나오는 20만 원이라는 기초연금의 가치를 크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어머님의 생활에 보조가 되는 정도이겠거니 생각했다. 하지만 어머님에게 20만 원이라는 기초연금이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버팀목이 되고 있었다는 걸 이번에야 깨닫게 됐다. 조금 덜 쓰고 조금 덜먹고 악착같이 모아왔던 돈이 어느새 목돈이 되어 어머님의 마음을 채우고 있었던 것이다.


 



국민연금이나 기초연금은 부모님의 사랑과도 같은 것이다. 

사는 게 힘이 들고 앞이 깜깜할 때 옆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든든하고 활짝 미소 짓게 할 힘이 되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라는 든든한 복지 우산을 다시 쓰겠다는 다짐으로 우리 부부는 오늘도 열심히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수급자수기#수급자이야기#기초연금
콘텐츠 품질 향상을 위해
이해도와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 현재 콘텐츠의 내용과 설명에 대해 만족하십니까?
매우만족
만족
보통
불만족
매우불만족
|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콘텐츠가 얼마나 이해되십니까?
매우만족
만족
보통
불만족
매우불만족
| 콘텐츠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400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