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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의 소중한 동반자 국민연금:)


하지만.. 노년세대와 미래세대를 위한 개혁이 필요한 시점    

지속가능한 국민연금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오건호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이 기고했습니다



집안에서 국민연금을 받는 어르신들이 이야기하신다. 국민연금이 정말 효자라고, 그리고 말을 이으신다. 연금재정이 불안하다던데 잘 개혁해야 한다고. 일상생활에서 시민들이 느끼는 국민연금의 두 현실을 잘 보여주는 말씀이다.


우선 국민연금이 효자라는 건 노후에 국민연금만한 소득보장이 없다는 의미이다. 비록 금액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납부한 금액에 비하면 후한 보상을 받고 있다. 갈수록 수명이 길어지고 있는데도 세상에 사는 동안 꼬박꼬박 생활비를 챙겨주는 국민연금은 장수시대에 노후의 소중한 동반자이다.


그런데 국민연금의 미래재정이 불안하다. 지금 연금을 받는 분들은 괜찮지만 앞으로 30여년 후에는 기금이 소진되어 후세대 부담이 무척 클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가정에서 나온 미래 예상이지만 우리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결과이다.


왜 이러한 분석이 나왔을까? 두 가지 요인이 겹쳐 작용했다. 하나는 국민연금에서 내는 보험료와 받는 연금의 수지불균형이다. 보통 공적연금을 시작할 때는 다소 후하게 설계하지만, 국민연금은 그 차이가 무척 컸고, 이후 수지 차이를 줄이려는 개혁이 더디었다. 지금까지 두 번의 개혁으로 급여 수준(소득대체율)은 낮아졌지만, 현행 보험료율 9%는 직장가입자에게는 1998년부터 적용된 수치이니 무려 24년간 그대로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이번 연금개혁에서는 보험료율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자주 등장한다.


여기에 더하여 인구 환경이 국민연금에게 불리하게 변했다. 한국은 출산율이 세계 최저의 나라이고 수명이 길어지는 만큼 생애 국민연금 지출은 애초 설계보다 늘어날 예정이다. 결국 보험료를 낼 사람은 줄어들고 급여를 받는 기간은 증가하니 미래로 갈수록 국민연금 재정은 힘겨울 수밖에 없다. 앞으로 예전만큼 출산율이 높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노년의 삶을 변화시키는 방향에서 출구를 마련해야 한다. 65세가 넘어도 일할 의지와 건강을 가지신 분들이 많다. 나이가 많아도 사회적으로 역할을 맡으며 일정한 소득도 얻는 ‘노후의 재구성’이 요청된다.



‘기여의 확대’와 ‘노후의 재구성’, 과연 우리가 두 과제를 풀 수 있을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못할 일도 아니다. 현실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의견을 모아가는 사회적 논의가 절실하다.


우선 국민연금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위하여 보험료율 인상을 전향적으로 검토하자. 소득이나 부동산 가격처럼 우리 세대 계층, 집단 사이에서 발생하는 이해갈등 의제와 달리 국민연금 재정은 현 세대와 후 세대 사이의 주제이다. 이 상태가 그대로 가면 우리 자식, 손주들이 힘들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면 부모로서 현 세대가 책임을 회피하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이때 보험료를 감당하기 어려운 계층과 본인이 보험료를 전액 납부해야 하는 지역가입자에게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노후’를 만들어 가자. 국민연금이 도입된 1988년 당시 65세 노인의 기대여명은 14.5년이었는데, 2020년에는 21.5년이고 2060년에는 25.2년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65세 이후에 평균 25년, 건강한 사람은 30년 이상 생존한다면 노후는 더 이상 생애를 마무리하는 단계가 아니다. 젊었을 때 노동시장에서 ‘경쟁’하는 ‘경성 일자리’에 종사했다면, 노후에는 지역사회에서 ‘협동’하는 ‘연성 일자리’에 참여하는 이모작을 지어야 한다. 이는 노년을 위한 평생교육, 요양·간병을 위한 돌봄, 기후위기 시대 주택과 시설의 정비, 주민들의 문화·체육·취미 등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역할과 관계망들을 만드는 일이다.


이러한 활동에 일정한 참여수당을 제공한다면 인생 후반기에 사회적 역할과 소득보장을 동시에 얻는 새로운 노후가 구성될 수 있다. 현행 노인일자리 방식을 혁신하고, 여력이 있는 기업부터 노동시간을 단축하여 주민들의 지역사회 참여를 돕고,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재정을 맡아 ‘노후의 재구성’을 추진해야 한다.




 

연금개혁은 초장기 시야의 작업이다. 청년기에 국민연금에 가입하여 수 십년간 보험료를 내고 또 수 십년간 연금을 받는 제도이기에 개혁 논의도 긴 호흡이 요청된다. 당장의 이해관계에 연연하기보다는 새롭게 노후를 재구성하면서 국민연금의 지속가능성을 도모하는 대장정이다. 앞으로 연금개혁 논의에서 우리 세대의 책임을 다하는 사회적 토론이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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