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시선 > 제도
국민연금 지급 보장 명문화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 url복사
URL 복사
청년들은 계속해서 국민연금이 고갈된다는 내용을 접하고 있다. 청년은 2050년 이후에나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국가사업이니까 당연히 받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서도 법에 국가 지급 보장이라는 말이 없어서 신뢰가 낮다. 

청년은 수급 받을 시점까지 남은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 기간이 길기 때문에 ‘보험료를 내고도 수급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데 이에 대한 배려가 없다.
2019년 3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이 말하는 국민연금 개혁’ 집담회에 참석한 청년대표 김병준 씨는 국민연금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냈습니다. 그는 기금이 활발하게 운용되고 재정이 건전하려면 청년세대가 더 많이 가입해야 하지만 미래 국민연금의 기둥인 청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알리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짚었습니다. 

“청년이 국민연금을 내기 위해선 취업이 가장 확실한 방식인데 취업이 힘들어지고 있다. 괜찮은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 국민연금이 투자를 더 많이 하면 좋겠다.” 병준씨는 청년 입장에서 솔직한 요구도 잊지 않았습니다.


 
국민연금의 미래인 청년들이 국민연금을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어차피 우리가 어른이 되면 연금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많습니다. 청년들의 이러한 냉소의 저변에는 근거 있는 불안감이 깔려 있습니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사회보장정책분석 보고서’를 보면 국민연금은 2040년 16조 1000억원 규모 적자로 전환되고, 14년 뒤인 2054년에는 적자 규모가 163조 9000억원로 불어나면서 적립기금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기존에 정부가 예상한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기 보다 3년이나 앞선 것입니다. 

최근 6개월이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감염병 유행은 우리의 청년들을 더욱 절망적인 상황으로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0년 6월 청년 실업률이 10.7%로 IMF 외환위기가 닥쳤던 1999년 이후 사상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고용동향을 보면 2020년 6월 전체 취업자 수는 2705만 5000명으로 전년보다 35만 2000명(-1.3%) 줄었습니다. 4개월 연속 감소는 2009년 10월 이후 10년 만입니다. 

실업률이 높고, 취업자 수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연금보험료를 낼 수 있는 가입자도 줄어들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3월 경기 불황이나 사업 중단으로 기준소득월액보다 20% 이상 수입이 감소하면 보험료를 매기는 기준소득월액을 낮춰주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취업문을 뚫지 못한 청년들에겐 이마저도 ‘그림의 떡’입니다.


 
병준씨가 말한 것처럼 2050년 후에나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는 청년들은 어려워진 ‘취업’과 버거워진 ‘노후준비’라는 이중고에 신음하면서, 기금이 고갈 이후 수급을 받을 없을지도 모르는 연금 보험료를 선뜻 낼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이러한 불안을 잠식하고, 미래의 세대와 ‘국민의 노후생활 보장’이라는 목표를 지속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 국민연금기금이 당국의 추산대로 2054년께 고갈되더라도 “정부 재원으로 지급한다”는 보장을 명문화하자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다양한 계층이 모여 국민연금 개선을 논의하기 위해 발족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국민연금개혁과 노후소득보장특별위원회’(연금특위)는 2019년 회의를 통해 지급 보장을 명문화해 국민연금법에 추가하는 방안에 뜻을 모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대 국회에서는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국회가 막을 내렸습니다.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발의를 했습니다. 

김 의원은 발의안에서 “국민연금 제도 개편 과정에서 재정계산 과정을 통한 기금 소진 예상 시점이 과도하게 부각돼 납부한 보험료를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을 야기하고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며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립학교교원연금 등 직역연금의 각 근거 법률은 급여 부족분 발생 시 국가 또는 지자체가 이를 보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민연금도 가입자의 불안과 불신 해소를 위해 지급보장의 명문화가 필요하다”고 발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21대 국회에선 지급보장을 명문화해 국민연금 고갈에 대한 공동체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잊지 말고 꼭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국민연금 ‘지급 보장 명문화’는
국민연금 가입 사각지대 해소 노력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9년 8월을 기준으로 정규직 노동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87.5%에 이르는 반면, 비정규직 노동자의 가입률은 37.9%에 그치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대책 없이 무작정 국민연금 지급 보장을 명문화하면 노후를 준비할 여력이 없는 노동자들이 낸 세금으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인구 계층을 지원해 주는 꼴이 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 지급 보장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불평등이 더욱 강화되는 역설적인 상황이 생겨서는 안 될 것입니다.


글 / 이재호 기자
시사주간지 <한겨레21> 사회팀 기자. 2018년 8월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 수상.
21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수상. 서울대 보건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외부 필자가 제공하는 콘텐츠는 국민연금공단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지급보장명문화#국민연금개혁#국민연금지급
콘텐츠 품질 향상을 위해
이해도와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 현재 콘텐츠의 내용과 설명에 대해 만족하십니까?
매우만족
만족
보통
불만족
매우불만족
|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콘텐츠가 얼마나 이해되십니까?
매우만족
만족
보통
불만족
매우불만족
| 콘텐츠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400 b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