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족연금에 대한 오해와 진실
부부 모두 국민연금에 가입하면 손해라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이 같은 오해는 국민연금 급여를 수급할 때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중복급여를 제한하면서 발생한다.
예를 들어 20년 이상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한 A 씨는 은퇴 후 매월 160만 원의 연금을 받는다. 아내인 B 씨가 매월 받는 연금액은 60만 원이다. 그런데 A 씨가 사망할 경우, B 씨는 중복급여 제한으로 ‘유족연금 전액’과 ‘본인의 노령연금 + 유족연금액의 30%’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B 씨가 유족연금 전액을 선택할 때 받을 수 있는 월 연금액은 남편이 받은 월 연금액 160만 원의 60%인 96만 원이다.
유족연금은 가입 연수에 따라 10년 미만 40%, 20년 미만 50%, 20년 이상 60%를 받는다. 이 경우 B씨는 본인이 받던 연금 60만 원을 포기해야 한다.
반면 ‘본인의 노령연금 + 유족연금액의 30%’을 선택할 경우, B 씨는 본인이 받던 월 연금액 60만 원과 유족연금 96만 원의 30%인 29만 원을 더해 매월 89만 원의 연금액을 받는다.
결국 B 씨가 본인의 노령연금과 유족연금 중 하나를 포기해야 하므로 부부가 모두 국민연금을 들면 손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중복급여 제한 사례를 일반화해 부부가 국민연금을 내도 둘 다 못 받는다거나 한 명만 받아 손해라는 오해는 하면 안 된다. 국민연금은 가족 단위가 아니라 개인 단위로 연금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부부가 함께 가입해야 은퇴 후 둘 다 연금을 받을 수 있다.
|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보내는 부부 수급자 증가
올해 7월 기준 국민연금 부부 합산 최고 월 연금액은 531만 원이다. 연 단위로 따지면 6,372만 원의 연금을 받는 셈이다. 최고 연금액을 받는 부부 각각의 연금액은 남편 254만 원, 아내 277만 원이다. 부부가 함께하면 받는 연금액도 2배가 되는 셈이다.
월 300만 원 이상 연금을 받는 부부 수급자도 늘고 있다. 2017년 기준 월 300만 원 이상 연금을 받는 부부 수급자는 3쌍에 불과했으나 2021년 196쌍으로 약 65배 늘었다. 지난 1월 기준 월 300만 원 이상 연금을 받는 부부 수급자는 1,533쌍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연구원이 작년 발표한 ‘제9차(2021년도) 중·고령자의 경제생활 및 노후 준비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가구원이 생각하는 부부 기준 표준생활 유지 생활비는 월 277만 원이다. 즉, 부부 수급자 1,533쌍은 표준생활을 유지하는 금액보다 많은 금액을 연금으로 받아 노후생활을 안정적으로 보내고 있다.
같은 조사 보고서에서 가구원이 생각하는 부부 기준 기본생활 유지 최소 생활비는 월 198만 7,000원이다. 한편 지난 7월 기준 부부 수급자 평균 합산 연금액은 월 167만 원으로, 기본생활 유지 생활비와 비교하면 부족하다.
그러나 국민연금 제도를 잘 활용하면 연금 수령액을 올릴 수 있다. 연금 가입 기간을 늘리고, 지급 시기를 늦추는 것이 그것이다.
부부가 월 531만 원 연금액을 받을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연금 납부 기간이다. 국민연금은 보험료를 ‘오래’ ‘많이’ 낼수록 커진다. 월 254만 원의 연금을 받은 남편이 보험료를 납부한 기간은 약 23년(333개월)이다. 월 277만 원의 연금을 받은 아내는 약 28년(344개월)동안 보험료를 냈다. 하루라도 빨리 가입해 가입 기간을 최대로 늘려야 연금 혜택을 많이 볼 수 있다. 배우자가 무소득자인 경우, 임의가입 제도도 활용해야 한다. 임의가입 제도는 소득이 없어 국민연금 의무가입 대상은 아니지만 본인이 희망해 국민연금에 가입할 수 있는 제도다.
국민연금은 최소 가입 기간인 10년을 채워야 연금을 받을 수 있다. 부부 모두 연금을 받도록 설계하여, 연금으로 맞벌이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연금 수령 시기를 연기하는 방법도 부부 수급액을 키울 방법이다. 국민연금은 노령연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의 수급을 연금 수급 개시 연령 이후 최대 5년까지 연기할 수 있다. 국민연금은 수령 시기를 1년 늦출 때마다 월 0.6%, 연 7.2%를 더 많이 지급한다.
| 지속가능성을 위한 연금제도 개선의 필요성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비결은 개인과 제도의 건강이다. 국민연금은 살아있는 동안 노후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다.
연금을 많이 받으려면 오래 받아야 하고 부부 모두 건강해야 한다. 제도의 건강도 중요하다.
국민연금 기금이 고갈되지 않고 성숙할수록 혜택은 국민에게 돌아간다.정부는 기금이 고갈되지 않도록 투자와 제도 개선에 힘써야 한다.
또한 부부 수급자가 증가하는 만큼 제도에 대한 수용도 제고 측면에서 중복지급률 상향 등 중복급여 제한에 대한 보안책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글 / 뉴스핌 신도경 기자
*외부 필자가 제공하는 콘텐츠는 국민연금공단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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