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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성을 위한 보험료 인상 논의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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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국민연금과 관련해 IMF 금융위기가 있었던 1998년부터 단 한 번도 바뀌지 않은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9%’, 바로 국민연금 보험료율입니다.


국민연금의 역사에 큰 개혁은 

1998년과 2007년, 두 번 있었습니다.


1988년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갔던 국민연금은 시행 10년 만이었던 1998년에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재정 안정화 요구에 따라 혜택을 줄였습니다. 국민연금 40년 가입자 기준으로 소득대체율을 70%에서 60%로 낮춘 것이지요. 60세였던 수급 개시 연령도 2013년부터 5년 주기로 1세씩 늦추는데 합의했습니다. 1988년 3%였던 보험료율은 5년에 한 번씩 3% 포인트씩 인상해 1998년 9%가 됐습니다.


그리고 10년 뒤인 2007년 한 번 더 개혁을 단행합니다. 2007년 개혁의 내용은 소득 대체율을 60%에서 40%로 낮춰 국민연금 소진 시기를 2047년에서 2060년으로 늦추는 것을 골자로 합니다. 2008년 소득대체율 일시적으로 10%로 낮춘 뒤 2009년부터 해마다 0.5% 포인트 낮춰 2028년 40%가 되도록 조정했습니다. 이렇게 두 번 개혁하고, 20년을 넘는 동안에도 보험료율은 9%를 굳게 유지했습니다.




 

멈춰있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숫자들은 빠르게 바뀌었습니다.


1998년 75세였던 한국인 평균수명은 20년 사이 82.7세로 올랐습니다. 반면 합계 출산율은 같은 기간 1.45명에서 0.92명으로 떨어졌습니다. 평균수명 증가와 출산율 감소는 ‘고령화 사회’가 되는 두 가지 큰 동력으로 꼽힙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소멸하는 공동체가 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예상 보다 6년 더 빨리 재정에 바닥이 드러날 예정입니다. 지난 6월 국회예산정책처는 2054년께 국민연금 재정이 고갈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처럼 국민연금과 관련된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더욱 우울한 분석이 나왔습니다. 국민연금의 2028년 도래하는 소득대체율 40% 시대는 국민연금 40년 가입을 전제한 것으로, 국민 다수는 그마저도 보장받을 수 없다는 내용입니다. 현재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의 국민연금의 실제 가입기간은 25년 안팎에 불과해, 이를 고려한 ‘실질 소득대체율’은 25% 미만에 불과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2018년 기준으로 국민연금 가입자의 평균 가입기간 추정치는 22년에 그쳤습니다.  


때문에 20대 국회에서 합의에 실패했지만 시민사회가 합의했던 국민연금 개혁안 중 하나였던 ‘소득 대체율 40%→50%, 보험료율 9%→13%’을 시행한다고 해도 실질 소득대체율이 크게 오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20대 보건복지위원회 국회의원이었던 김승희 의원이 분석한 내용을 보면 2030년 24.1%, 2050년 25%로 올라 2088년 30%가 됩니다.


어렵게 합의해서 보험료율을 올려도 연금 증액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이지요. 

연금액을 늘리기 위해선 소득대체율 못지않게 가입기간을 늘리는 게 중요한데 코로나19로 청년 실업률이 높아진 상황입니다. 섣불리 가입기간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국민연금의 핵심가치라고 할 수 있는 ‘국민 노후생활의 보장’과 ‘재정 안정성’ 모두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보험료율 만큼은 ‘9%’를 굳게 지키고 있습니다. 모두가 보험료율을 “올려야 된다”고 하면서도 “올리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국은 2065년, 고령 인구 비율이 46.1%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 국가 중 가장 높아집니다. 2088년까지 국민연금 재정을 유지하려면 당장 보험료율은 16%까지 높여야 합니다. 


보험료율 인상시기를 늦출수록 인상폭은 더 커집니다. 2030년에 인상할 경우에는 17%, 2040년에 올릴 경우에는 20%까지, 현재 보험료율의 두 배 이상 높여야 연금 재정이 고갈되지 않습니다. 국민연금 소진시점에 일시적으로 재정 고갈을 막으려면 보험료율을 30%까지 올려야 합니다. 




 

국제사회 동향을 보면 한국은 보험료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해 보입니다. 보건복지부가 국회에 제출한 ‘OECD 국가들의 2018년 기준 연금 제도’ 자료를 보면 일본의 국민연금인 ‘후생연금’의 보험료율은 18.3%로 한국의 두 배를 조금 넘습니다. 반면 소득 대체율은 우리의 기초연금 격인 ‘일본 국민연금’과 합쳐도 34.6% 수준입니다. 독일도 보험료율 18.7%에 소득대체율은 38.2%, 미국은 보험료 12.4%에 소득대체율은 38.3% 수준입니다. 한국 보다 많이 내고, 적게 받는 것이지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말은 종종 정책가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인용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합의를 언제,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는 결국 정치에 달려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의 노후 보장을 위한 지속가능한 국민연금 발전을 위해 

보험료율 조정에 관한 논의는 답이 없는 듯 보이지만 

한 가지 만큼은 확실합니다. 


‘늦어지면 더 어렵다’는 것입니다.



국민연금 지급 보장 명문화 (클릭)



글 / 이재호 기자

시사주간지 <한겨레21> 사회팀 기자. 2018년 8월 민주언론시민연합 이달의 좋은 보도 수상.

21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수상. 서울대 보건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외부 필자가 제공하는 콘텐츠는 국민연금공단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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