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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개혁의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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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제도는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가입자와 수급자가 꾸준히 늘어나 우리 사회의 중심 노후보장 제도로 정착하였지만, 고도성장의 시대에 산업역군으로 불리던 현세대 노인들의 빈곤은 여전히 심각하고, 지금 일하는 세대가 노인이 될 때 안정된 노후를 보낼 수 있을지 역시 불확실하다. 




그렇다면 보다 확실한 노후 안정을 위해서는 어떤 개혁이 필요할까? 세 가지 과제를 제안하고자 한다.



 



국민들에게 국민연금이 핵심 노후대책으로 확실하게 자리 잡기 위해서는 소득대체율 하락을 멈추어야 한다. 국민연금은 2007년 이후 소득대체율이 매년 0.5% 포인트씩 떨어지고 있다. 문제는 지금도 소득대체율이 매년 떨어지면서 미래에 국민연금을 받는 이들의 연금액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제도발전위원회 추계에 따르면 2050년에 노인 중 국민연금을 받는 노인의 비율은 대폭 커지지만, 노령연금의 실질 소득대체율은 25% 미만이다. 물론 노후에 충분한 국민연금을 확보하는 이들도 있지만, 220만원을 평균 소득으로 보면 국민연금 급여액은 평균 55만원 이하에 머무른다.


소득대체율 인하는 저소득자, 그리고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들의 연금 급여의 안정성을 해친다. 소득대체율이 계속 내려간다면 국민연금에 가입한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 미래에 가입할 사람들의 연금액은 더 많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연금액 계산의 기본인 소득대체율을 더 이상 낮추지 않는 것은 국민연금의 보장수준을 유지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다.


특히, 미래의 국민연금 급여는 보장된 권리이므로, 그 수준을 안정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연금 수급자가 적정 노후소득 보장을 포기하고 각자 도생을 도모한다면, 한국이 복지국가로 발전할 것이라 전망은 헛된 꿈일 것이다.







 

 
충분한 연금가입 기간을 확보해야 적절한 수준의 연금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의 국민연금 가입 확대는 연금제도 정상화를 위한 핵심과제이다. 경제 활동을 하는 노동자의 국민연금 가입은 의무화되어 있고, 보험료 납부는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용자와 노동자 스스로가 나눠지는 책임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일하는 이들 중 상당수가 비전형적인 고용형태로 일하고 있다는 이유로, 소기업에서 일을 한다는 이유로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사회보험 운영의 기본인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는 경우들로 볼 수 밖에 없다. 파견 노동자들에 대해, 그리고 자영자로 위장된 특수고용 노동자, 플랫폼 노동자들에 대해 이들의 노동력을 사용함으로써 수익을 확보하는 사실상의 사용자들이 노동력 사용에 따르는 노후보장 기여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보험 가입 구조의 재편이 필요하다. 특수한 형태의 노동자의 경우, 임금이 아닌 소득에 대한 보험료 부과, 임금비용이 아닌 사업수익에 대한 보험료 부과, 그리고 사업장이 아닌 개별 가입자 중심의 접근 등이 그 예이다. 

물론 연금제도 이전에 기본이 되어야 할 것은 사실상 사용자 지위와 노동자 지위의 인정, 그리고 이에 따른 인간 노동력 사용에 대한 다양한 책임에 관한 노동법의 재정비일 것이다. 가장 취약한 노동자들이 자영자처럼 취급되어 두 배의 보험료*를 내는 대신, 사용자들이 노동자에 대한 책임을 다할 때 국민연금제도는 비로소 사회연대적 노후보장제도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또한 사각지대 해소 차원에서 저임금노동자와 영세사업장 고용주의 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사업과 실업크레딧 등의 대상 범위를 늘리는 등 다양한 정책적 지원  역시 필요하다.
*국민연금 보험료는 본인 소득의 9%. 단, 사업장가입자는 사용자와 노동자가 반씩 부담하여 보험료 납부.









즉, 저소득층의 부담을 줄이고 고소득층의 부담을 늘리는 방식으로 연금재정의 해법을 찾을 필요가 있다. 사실 가장 어려운 과제이다. 미래에 보험료율을 점진적으로 높이되, 소득계층 간 부담능력의 차이를 고려하는 보험료 부과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민연금재원은 일정한 수준(상한선) 이하 소득에 9% 보험료를 같은 비율로 부과하는 보험료 수입이 전부이다. 모든 계층이 같은 비율의 보험료를 낸다는 점에서 사실상 저소득층에게 부담이 더 크다. 이에 보험료를 부과할 때 일정소득까지는 공제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저임금 노동자들의 국민연금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재정조달 방식을 어떻게 설계하느냐에 따라 국민연금제도는 재정적으로 더 안정적이고 공평한 제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국민연금 보험료를 인상해야 재정파탄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민연금 기금이 상당한 기간 동안 계속 증가할 예정인 현 상황에서 이는 과장이다. 그러나 고령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높여가는 것은 불가피하다. 현재 국민연금 기금이 737조 원 이상의 대규모로 존재하는 만큼 보험료를 가파르게 올릴 필요는 없지만, 장기적인 인상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또한, 다른 한 편에서는 국민연금 급여를 더 깎아야 하며 보험료 부담은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공적연금 지출은 청장년의 노인부양 부담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무조건적인 축소는 능사가 아니다. 한국에서 세대별 빈곤율 및 빈곤 위험은 노인에게 가장 높다는 점에서, 노인에 대한 일정 수준 이상의 보장과 이를 위한 연금지출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전제 하에서 연금재정 부담 문제를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 




안정적 노후보장에 성공한 국가들은 대체로 GDP의 10% 내외를 공적연금으로 지출하고 있다. 한국 고령인구 비중이 약 40%에 달하고, 노후소득보장 지출이 EU 평균 예상 지출인 GDP의 약 13%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민연금 급여지출 증가를 막는 것이 능사일까? 오히려 이 부담을 전체 사회가 어떻게 합리적으로 분담할 것인지를 논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무조건 국민연금 급여를 줄이고 지출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각 세대 내에서 공평한 재원조달 방식을 모색하는 것이 더 정의로우며, 합리적이다. 국민연금 재정안정은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가 미래에 얼마큼의 성장을 이룰 것인가에 달려있지만 어떤 방식으로 재정을 조달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책임 배분을 정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지금 우리는 노인빈곤사회를 넘어 인간적 존엄을 지켜주는 노후보장사회로 갈 것인지를 결정하는 분기점에 있다. 이를 위한 다양한 연금개혁 과제가 있다. 그 핵심은 빈곤층과 함께 중간층을 포함한 모두를 끌어안는 연대적인 사회보장제도로 국민연금제도를 구축하는 것이다.







 글 /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외부 필자가 제공하는 콘텐츠는 국민연금공단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제도개선#국민연금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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