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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국민연금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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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 사회에서는

국민연금제도가 필요할까?




일각에서는 국민연금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제도가 없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상상해 보자. 우리는 공적연금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중장년층이 노후보장을 위해 가장 많이 기대하고 의지하는 것이 국민연금제도라는 최근 조사결과를 상기해보자. 만약 국민연금제도가 없다면 사람들은 무엇으로 노후를 준비할까? 개인연금? 부동산? 자녀? 아마 자녀에게 나의 노후를 맡기고자 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부동산을 통한 노후보장은 서민들에게는 불가능한 일로 보인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은행과 증권사에서 파는 연금상품이다. 개인연금에 넣는 보험료에 정부는 세금혜택까지 제공한다. 그렇다면 이는 국민연금을 대신할 수 있을까? 


개인연금 가입이나 납부하는 보험료는 당연히 각자의 소득 여력에 따라 달라진다. 중간층 이하는 개인연금에 가입하기 쉽지 않다. 또한 사적연금에 가입한 경우에도 삶의 위기와 당장의 생계를 위해 이를 해지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실제로 개인연금 해지율은 상당히 높다. 게다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은 은퇴 시점의 금융시장 등락에 따라 평생 받을 연금액이 크게 달라진다. 이는 금융시장의 위험을, 공적연금과 달리 개개인이 아무런 완충장치 없이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국민연금이 없다면 대다수에게는 안전망이라고 느끼는 최후의 보루가 존재하지 않는다. 국민연금의 부재는 많은 이들에게 노후빈곤에 대한 불안을 야기한다.  이러한 불안은 저소득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적연금이 없는 시기 모든 산업국가에서 노인빈곤은 매우 광범위했고, 지금 우리사회에서도 그러하다. 중간층이라고 해서 노후불안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국민연금이 없다면 많은 이들은 사회보장제도가 아닌 시장에 노후를 기대는 만큼 시장의 위험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반대로 국민연금은 소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입하도록 되어 있다. 보험료를 내서 확보한 연금수급권은 중간에 사라지지 않는다. 또한 각자가 낸 국민연금 보험료와 납부기간에 따라, 그리고 우리사회 전체의 성장 추이에 따라 노후에 보장받는 연금액은 결정된다.


즉, 노후보장 수준은 출렁이지 않으며 일정한 수준으로 안정된다. 은퇴한 이후 연금급여를 받게 된 이후에도 연금급여는 꾸준히 물가연동이 이루어져 실질가치가 유지된다는 점에서도 연금급여의 안정성은 계속 이어진다. 요컨대 사회보장제도로서 국민연금의 핵심은 노후보장의 안정성이다. 개인의 근시안, 판단 착오, 시장에서의 정보 불평등, 사기판매, 일시적인 경기 불안을 넘어 전체 사회로 위험을 분산하고 사회연대를 통해 안정성을 제공하고자 하는 것이다.


국민연금제도가 이러한 안정적 노후보장 기능을 일부 수행하기 시작한 것이, 우리 사회에서 국민연금제도가 노후보장 기반으로 여겨지기 시작한 이유일 것이다. 국민연금 가입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져 가입자는 약 2,200만 명, 수급자 역시 5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최근 통계가 이를 보여준다. 노후소득보장의 안정성은 좋은 복지국가의 핵심요소이다.

 

더욱이 사적연금과 달리 국민연금은 공적사회보장제도로서 연금액을 계산할 때 고소득층보다 중간소득 이하 계층에게 유리한 방식을 적용한다. 연금을 지급할 때 계층 간의 소득재분배를 도모하는 것이다. 그래야 저소득층이 받는 연금액이 최소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 이 또한 국민연금제도가 사회보장제도이기 때문에 갖는 특성이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두 가지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첫째, 국민연금제도가 추구하는 바가 정말 중간층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노후보장을 하는 것인가?

둘째, 또 다른 공적연금인 기초연금이 더 많은 노인들에게 연금급여를 제공하고 있는데 왜 굳이 국민연금이 필요한가?


 

우선 첫번째 질문에 대해 국민연금제도가 지향하는 바와 현실 사이에는 차이가 있음을 밝혀 둘 필요가 있다. 아직 국민연금 중 노령연금 수급액 평균은 53만원으로, 대부분의 노인을 포괄하여 적정 소득보장을 하기에는 부족하다. 다만 노인 중 연금수급자 비중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으며, 20년 이상 가입자의 평균 급여액이 92만원에 도달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꾸준히 늘려가는 노력과 급여의 소득대체율을 높이는 조치가 함께 이루어질 경우, 국민연금이 대부분 노인에게 실질적인 노후보장을 제공하는 제도로 발전할 여지 또한 있다. 현재도 노인 중 국민연금 수급자 비중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연금급여 보장은 지속되고 있다.


두번째 질문에 대해 국민연금제도는 최소보장을 하는 기초연금과 달리, 은퇴 이후 적정수준의 소득 보장을 목표로 한다는 것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사회보험인 국민연금은 빈곤의 고통을 더는 것이 아니라 빈곤을 미리 예방하는 것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기초연금은 일반조세를 재원으로 하지만 국민연금은 가입자들이 보험료를 통해 연금재정을 형성한다. 이는 가입자 합의에 의해 적정수준 연금보장을 위해 국민연금 급여와 보험료 부담수준을 점진적으로 높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사회보험으로서 국민연금제도는 각자 노후를 위해 기금을 쌓는 저축이나 투자와 다르다. 공적연금에서 현세대 노인에게 연금급여를 보장하는 것은 노인 자신이 아닌 지금 보험료를 내는 노동인구들의 책임이다.


이렇게 볼 때 앞 세대 노인의 생활수준에 대한 책임을 후세대가 연속적으로 지는 세대계약의 연속성이 공적연금제도의 존립 근거라 할 수 있다. 사회적 부양책임에 관한 세대간 계약을 세대에 걸쳐 이어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 국민연금제도가 사회보험제도에 기대되는 적정수준의 연금 보장을 위해 보장성을 높이고 그에 걸맞은 보험료 부과 기반을 확충시킬 수 있을 것인지가 향후 세대간 합의의 관건이다. 사회보험에서 노인에 대한 부양책임을 지는 데 중요한 것은 지금 국민연금기금을 많이 쌓아놓는 것이 아니다. 고용의 질 제고 등을 통해 노동세대 및 후세대가 적정 보험료 부담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더욱 근본적인 것은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이다. 사회보험인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의사결정은 궁극적으로 가입자들에게 달려있다.


과연 우리 사회는 어떤 합의를 해내고

어떤 역사를 만들어나갈 것인지 고민해 볼 일이다.



 글 / 주은선  경기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외부 필자가 제공하는 콘텐츠는 국민연금공단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제도#노후준비#노후소득#주은선#주은선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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